십자가를 생각하는 주간입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기념하는 고난 주일입니다. 십자가는 자신을 희생함으로 다른 사람을 살게 만든 사랑의 표상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십자가의 삶을 살지 못합니다. 자신을 높이고 자신의 의를 자랑하느라 다른 사람의 인격을 깍아 내리며 살 때가 더 많습니다.
어떤 귀부인이 윌리암 그랫스톤의 저녁식사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랫스톤은 그 당시 영국의 수상이었고, 대단한 정치가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이 여인이 그랫스톤의 정적이며 역시 뛰어난 정치가인 벤자민 디즈데일리의 초청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이 여인에게 그녀가 만났던 두 저명인사에 대한 소감을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랫스톤씨와 만난 후 그 방을 떠나면서 나는 그가 영국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디즈데일리와 만난 후 느낀 것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누가 더 훌륭한 사람이었을까요? 자신의 똑똑함을 과시한 그랫스톤이었을까요, 아니면 남을 똑똑한 자로 세워주었던 디즈데일리였을까요? 말할 필요 없이 디즈데일리였습니다.
오늘 이 시대는 자신의 똑똑함을 과시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만 의로운 사람인 것처럼 외쳐 댑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찾으시는 인물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예수님 자신이 바로 그런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에서 맥없이 죽어 가실 때 그를 못박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장 의롭고 똑똑한 자들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정 반대였습니다. 예수님처럼 탁월하고 위대하신 분이 어디 있습니까? 그럼에도 그가 바보처럼 죽어 주신 것은 우리를 존귀한 존재로 세우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십자가 앞에서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애니 암스트롱 새벽 기도회가 좋은 기회일 것입니다. 모두 나오셔서 주님의 사랑과 겸손을 생각하며 깊이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의 분부를 기억하며 선교를 위한 헌신의 시간도 가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