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분한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오늘이 저희 부부가 이 교회에서 사역한지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직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이 아름다운
교회를 섬겨온 것 자체가 저희에겐 과분한 일이었고,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더구나 63년의 역사를 가진 본
교회가 그 동안 담임 목회자가 두 명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30년의 세월 속에서 저희들의 인격과 능력만으로는 할 수 없는 사역 현실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 주시고 사랑으로 덮어 주셨던 고마운 분들의 손길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고마운 분들 중 첫 번째가 고김동명목사님과 안이숙사모님입니다. 아직 철도 들지 아니한 풋내기 목사를 후임으로
세워주시고 자식처럼 거두어 주셨습니다. 때로는 큰 방패처럼, 때로는 거대한 바람막이처럼 흔들리는 저희들의 사역을
지켜주셨습니다. 두 분의 고귀한 사랑을 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신실함으로 30년 세월을 한결 같이 섬겨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때로는 가족보다 더 진한 사랑을
느끼게 했던 분들, 마치 다윗의 광야 시절 그의 곁을 지켰던 육백의 용사들처럼, 저희 사역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버팀목처럼 힘이 되어주셨던 분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저와 동역해 주신 사역자님들, 장로님들, 권사님들, 안수집사님들, 그리고 교구장님들과 양무리
목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일들을 그들과 함께 했기에 해 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 보다, 부족한 저희들을 그래도 목자라고 믿고 따라주신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저희들의 존재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허물 많은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순종해 주셨던 성도님들, 부족한 영성과
설교임에도 불구하고 격려해 주셨던 너그러운 마음들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 모든 것이 저희들을 향한 사랑이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30년의 마디가 지나고 또 다른 세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에도 복음과 선교 중심의 교회로 전진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